최근에 나온 시벨리우스 관련 음반 중에서 가장 취향을 잘 저격한 물품은 위의 두 박스인데 물론 이미 아마존에서 모두 주문해서 들여온 상태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수입해서 팔고 있긴 하지만 창렬하게 해외 판매가에 만오천원씩 마진을 붙여서 파는 헬조센에서 굳이 음반을 살 필요가 있을지? 아낀 3만원에 좀 더 보태서 명가수 한 장 더 샀음요.(60크나 오르페오 독마존 세금 포함 43유로=5만 8천원대<헬조센 판매가 7만 8천원대)

이 중 왼쪽의 박스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보고 싶다. 이 박스의 가장 큰 특징은 드디어 정식으로 콜린스의 교향곡 전집이 발매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기존에 호주 엘로퀀스로 전집이 발매된 바 있고 좀 더 이 연주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은 더 옛날에 뷸라(Beulah) 레이블로 발매된 적이 있다는 것도 알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기존의 두 발매반은 연주의 가치에 비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고 따라서 아마도 아날로그 시대의 가장 훌륭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집일지도 모르는 이 전집은 그렇게 잊혀져갔다.

 

 

잡설은 이쯤 하고 음질에 대해서 따져보자. 어차피 나는 한 때 이 연주를 끼고 들었을 정도로 좋아했고, 연주의 성과는 더 확인할 필요가 없으니 기존반에 비해 음질이 올라갔는지 아닌지만 보면 된다. 특히 이번 발매반에는 대놓고 newly remastered라 명기한 상황이니 기대감은 한층 상승함. 내지를 보면 리마 작업을 Audio Archiving Company에 외주를 두었다고 써놓고 있는데 해당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데카와 연줄이 있는 곳인듯. 잘 모르겠다. 그냥 뭐 그런가보다.

기본적으로 엘로퀀스의 음질은 워낙 구리므로 결국 뷸라 vs 데카의 구도가 되겠지만 나는 엘로퀀스도 갖고 있으므로 비교해봅시다. 비교 대상은 1번 1악장으로... 전집 자체의 완성도가 높기도 하지만 특히 1번은 세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만한 쾌연이다.

 

엘로퀀스로 발매되었을 당시 리뷰어들이 모두들 지적했듯이 뷸라에서는 뒷배경에 잡음이 거의 없는데 엘로퀀스에서는 테이프 돌아가는 잡음이 나온다. 안타깝게도 이 잡음은 데카반에서도 발견되므로 결론적으로 그새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마스터 테이프가 열화되었다는 결론밖에... 그래도 데카반에서는 나름대로 음을 망치지 않는 한도 내로 이 잡음을 흐릿하게 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

 

그렇다고 기술적으로 뷸라가 완전무결한 음원은 아니다. 매트릭스 넘어갈 때의 처리가 좀 구린 등의 단점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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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것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 엘로퀀스가 문제인 이유는 음이 너무 싸구려같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나름 저음이 깔려서 심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뷸라의 음색과 달리 엘로퀀스는 히스토리컬 녹음을 다루는 잘못된 접근을 답습하고 있다. 그저 고음 늘려서 좀 생생하게 보이려는 안일한 술책.

 

29~34초 지점에서 음색의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죠.(위에서부터 트롬본, 튜바, 팀파니)

 

뷸라의 음색이 가장 좋은 것 같기는 한데 배경은 역시 정규반으로 발매된 데카가 가장 정숙하다. 그리고 데카가 고음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뷸라의 음색이 가장 좋다고 쓴건데 이건 오히려 뷸라가 과도하고 고음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둘 다 충분히 정상적인 수준이므로 이건 취향의 문제같다. 참고로 데카가 뷸라보다 5,6dB 정도 음량이 크기 때문에 별 조정없이 들으면 당연히 데카가 확연히 더 좋게 들린다. 여기에 올린 음원은 모두 게인 일치를 시킨 상황.

 

예컨데 이런 곳에서는 딱 들으면 일단 뷸라가 더 시원해서 좋긴 하지만 간헐적인 피치카토로 연주되는 더블베이스의 음상이 너무 위로 뜨는 기분. 내 생각엔 데카가 올바른 상황인 것 같지만 이거야 뭐 각자 취향대로.

 

결론은 이미 호주 엘로퀀스로 갖고 있다면 새로 나온 박스를 심각하게 고려해봅시다. 뷸라로 갖고 있는 시벨덕후라면 달라지든 말든에 관계없이 이미 샀을 것 같은데... 판단은 본인 몫.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면 아래에 1번 전곡을 올렸으니 이걸 들어보고 결정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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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 Collins

London Symphony Orchestra

Kingsway Hall, London, 1952.02.21&22

옛날에 사놓은 추 구텐베르크의 장엄미사를 간만에 블루레이로 듣고 싶었다. 

요 앨범이 재밌는게 뭐냐하면 케이스에 알판을 두 장 넣어서 판다. 하나는 일반적인 오디오 CD, 그리고 다른 하나는 블루레이. 물론 일반 CD반 앨범만 따로 팔지만 그렇게 가격 차이도 안 나고 이런 새로운 스펙의 제품들을 보면 왠지 그냥 넘기지 못하기에 이걸로 사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이 블루레이를 돌릴 만한 시스템이 없었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산 뒤 한동안은 CD로만 들었지만 이제는 제대로 BD롬도 사놨고 스피커도 큰맘먹고 사놔서 (어차피 구분은 못하겠지만) 기왕에 블루레이 버전으로 듣고 싶었다.

 

  1. High Fidelity Pure Audio [본문으로]
  2. 미신이라기보다 DVDA를 팟플레이어로 틀면 가끔 틱틱하고 끊긴다. 뭔가 잘 만지면 고쳐지겠지만 어차피 푸바로 잘 재생하므로 관심 끊었다. [본문으로]